플러그인으로 진화한 아우디 신형 RS5 등장
고성능 브랜드가 전동화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과감한 엔진 다운사이징과 전동화 전환이 기대와 달리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Audi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RS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내놓는다. 주인공은 2026년형 Audi RS 5.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에는 ‘엔진을 희생한 전동화’와는 결이 다르다.
V6 남겼다… 대신 전면 개량
RS 5는 기존과 같은 2.9리터 V6 바이터보를 유지한다. 다만 배기량만 같을 뿐, 사실상 신형 엔진에 가깝다. 밀러 사이클을 적용하고 가변 터빈 지오메트리(VTG) 터보를 더했다. 연료 분사 시스템과 흡기 라인을 손봤고, 수랭식 인터쿨러로 고부하 영역 냉각 효율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최고출력은 450마력에서 510마력으로 뛰었다. 최대토크는 61.2kg·m(600Nm)로 동일하다. 여기에 130kW(약 177마력), 460Nm를 내는 전기모터가 8단 자동변속기 안에 결합한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639마력, 최대토크는 825Nm에 달한다.
숫자만 보면 슈퍼카 영역이다. 다만 대가도 분명하다. 배터리와 전동 시스템을 얹으면서 차체 중량은 약 500kg 늘어 세단 기준 2,355kg, 아반트는 2,370kg에 이른다. 그럼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6초, 최고속도는 옵션 선택 시 285km/h에 도달한다.
전기로 달리고, 배터리는 ‘전부’ 쓰지 않는다
RS 5는 400V 시스템과 25.9kWh(순용량 22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다. 제조사 기준 전기 주행거리는 최대 80km대 초중반이다. 11kW 완속 충전을 지원해 약 2시간 30분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배터리를 끝까지 소진하지 않도록 제어한다는 것이다. ‘RS 스포츠’나 ‘RS 토크 리어’ 모드에서는 약 90% 수준의 충전 상태를 유지해 언제든지 최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세팅한다. 단순한 효율 중심 PHEV가 아니라, 성능을 위한 전동화라는 메시지다.
전자식 토크 벡터링 더한 콰트로
이번 RS 5의 핵심은 뒷바퀴에 적용한 전자식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새로 설계한 리어 액슬 기어박스는 상황에 따라 최대 2,000Nm에 달하는 구동력을 좌우 바퀴에 거의 자유롭게 배분한다.
제어 주파수는 200Hz. 5밀리초마다 최적의 구동력 차이를 계산해 즉각 반영한다. 가속뿐 아니라 감속과 제동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개입한다. 기존 기계식 차동제한장치보다 훨씬 폭넓은 개입이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에 드리프트 각도 표시 기능까지 넣은 점은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다.
센터 디퍼렌셜도 새 세대로 교체했다. 기본 잠김 토크를 설정해 가속을 멈춘 상태에서도 앞뒤 차축을 일정 부분 결합한다. 코너 진입 시 언더스티어를 줄이고, 재가속 반응도 끌어올린다.
차체는 더 크고, 더 단단해졌다
신형 RS 5는 길이 4,900mm, 너비 1,950mm로 체급이 한층 커졌다. 펜더는 좌우 각각 4.5cm가량 넓어졌다. 차체 강성은 일반 A5 대비 약 10% 높였다. 전후 모두 5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2밸브 댐퍼를 새로 세팅했다. 조향비는 13:1로 더 직결감 있게 조율했다.
브레이크도 체급에 맞춘다. 기본 사양이 전륜 420mm, 후륜 400mm 디스크다. 옵션 세라믹 브레이크는 각각 440mm, 410mm로 키우고 약 30kg 경량화 효과를 얻는다. 제동거리 30m 초반을 목표로 한다.
실내에는 11.9인치 디지털 계기판, 14.5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 10.9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RS 전용 그래픽과 퍼포먼스 데이터,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제공한다. 신형 스포츠 시트는 통풍·마사지 기능을 갖췄다.
다만 배터리를 트렁크 하부에 배치하면서 적재공간은 줄었다. 아반트 기준 361~1,306리터로, 수치상으로는 동급 대비 여유롭다고 보긴 어렵다.
가격은 1억8000만원대… M3와 정면 승부
독일 기준 가격은 세단 10만6,200유로, 아반트 10만7,850유로부터 시작한다. 경쟁 상대로는 530마력 사양의 BMW M3와 M3 투어링이 거론된다. 출력 수치만 놓고 보면 RS 5가 한 발 앞선다.
전동화가 고성능의 발목을 잡는다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아우디는 “엔진을 지키면서 전기를 더했다”는 해법을 내놨다. 무게라는 숙제를 안았지만, 토크 벡터링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전혀 다른 주행 감각을 예고한다. 중형 스포츠 세단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 조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