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 크로스 스펙 공개... LFP·NMC 두 가지 배터리, 420km 주행

폭스바겐 ID. 크로스 스펙 공개... LFP·NMC 두 가지 배터리, 420km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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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을 향해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위장막을 걸친 ID. 크로스 양산형 시제차를 공개하며 연내 정식 출시를 예고한 것이다. 가격 문턱을 낮춘 실용 전기 크로스오버로, 이른바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이라는 전기차의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가 역력하다.


ID. 크로스의 예상 가격은 2만 8,000유로(약 4,8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주요 시장에서 정부 보조금까지 더하면 실질 구매가는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 유럽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최근 다시 살아나는 흐름이어서 가격 접근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차체 규격은 전장 4.16m로 현행 T-크로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높은 루프 라인과 수직에 가까운 윈드실드를 살려 실내 공간을 최대한 넓혔고, 트렁크는 450리터, 보닛 안쪽 프렁크까지 합치면 수납 공간이 더 늘어난다. 크로스오버 특유의 높은 차체 덕분에 도심에서 시인성이 좋고 승하차가 수월한 것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에게 어필할 요소다. 오프로드 주행은 고려하지 않은 순수 온로드 전용 설계다.


배터리는 두 가지다. 기본형에 37kWh 리튬인산철(LFP) 팩이 얹히고, 상위 사양은 52kWh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42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한다. 도심 전기차치고는 활동 반경이 넉넉한 편이다. 급속충전은 최대 130kW를 지원해 52kWh 모델 기준 10%에서 80%까지 약 24분이면 채울 수 있다.


플랫폼은 MEB+다. 기존 MEB에서 전륜구동과 원가 효율성을 끌어올린 파생 플랫폼으로, 상위 모델인 ID.4가 탑재한 구동계와 설계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제조 단가를 낮춘 것이 핵심이다. 최고출력은 208마력으로 전륜구동 단일 사양으로만 운영된다. 생산은 스페인 나바라 주 마르토렐 공장에서 맡는다. 이 공장은 같은 플랫폼을 쓰는 쿠프라 라발, 스코다 에픽의 생산도 동시에 담당하는 유럽 소형 전기차의 생산 허브다.


라인업 구성도 흥미롭다. ID. 크로스 외에 일반 해치백 형태의 ID. 폴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쿠프라 라발이 같은 뼈대를 공유한다. 스코다 에픽은 ID. 크로스보다 적재 공간이 더 넓다고 스코다 측이 강조하고 있어 실용성 경쟁도 볼 만하다. 이 네 모델은 대부분 2026~2027년 사이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시장 반응의 바로미터는 이미 나와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르노 5 E-테크가 소형 해치백 전기차로 돌풍을 일으키며 이 가격대의 시장이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ID. 크로스는 SUV 선호 추세가 강한 유럽 시장에서 더 유리한 체형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폭스바겐이 소형차 시장에서 '국민차'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ID. 크로스가 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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