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BYD) 부사장 "F1 CEO와 이미 만났다"… 중국차 F1 진출 공식 논의
비야디(BYD)가 포뮬러 1(F1) 참가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4월 26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비야디 부사장 리커(李柯·Stella Li)는 이탈리아 매체 'SportMediase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상하이에서 스테파노 도메니칼리(Stefano Domenicali) F1 CEO와 만났다. 지금도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F1 참가 가능성을 직접 묻자 "그렇다. 지금 논의 중이다. 우리 기술을 검증할 실질적인 기회"라고 잘라 말했다.
F1 관련 보도에서 이 수위의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 회사 임원이 F1 CEO와의 면담을 이름을 거론하며 공개 확인한 것은, 통상적인 관심 표명이나 홍보 노이즈와는 결이 다르다.
비야디의 F1 진출 방식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현재 거론되는 경로는 세 가지다. 신규 12번째 팀으로 참가하거나, 파워유닛(PU) 공급자로 먼저 들어가거나, 기존 팀을 인수하는 것이다. 현행 콩코드 협약은 그리드를 최대 12팀으로 제한한다. 올해 캐딜락(Cadillac)이 11번째 팀으로 합류하면서 마지막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졌다.

BYD F1 머신 예상도 / 사진=somos electricos
기존 팀 인수 시나리오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이름은 알파인(Alpine)이다. F1과 세계내구챔피언십(WEC), 24시간 르망까지 동시에 참가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비야디가 두 시리즈를 한꺼번에 장악하려 한다면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다. 다만 르노(Renault) CEO 뤼카 드 메오(Luca de Meo)는 "팀은 매물이 아니다"라며 12억 달러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불(Red Bull)의 세컨드 팀 레이싱 불스(Racing Bulls)도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지리(Geely)도 같은 팀에 관심을 두고 있어 단순하지 않다. 애스톤 마틴(Aston Martin) 역시 로렌스 스트롤(Lawrence Stroll) 구단주가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 있다.
타이밍도 비야디 편이다. 2026년 F1은 파워유닛을 전면 개편했다. 새 규정에서 MGU-K 전기모터 출력이 종전 120kW에서 350kW로 세 배 가까이 뛰었고, 전체 동력 출력의 절반 가까이를 전기모터가 담당한다. 전동화 기술에 강점을 가진 비야디로서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좋은 환경이다.
FIA 회장 무함마드 벤 술라옘(Mohammed Ben Sulayem)은 "12번째 팀은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한 팀씩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미국 자리는 캐딜락이 채웠다. 중국 자리는 비어 있다. 비야디는 그 자리를 채울 가장 강력한 후보다.
비야디의 현재 위상이 이 논의를 가능케 한다. 2025년 비야디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225만 대로 테슬라(163만 대)를 추월했다. 해외 판매는 100만 대를 넘기며 전년 대비 150% 늘었다. 2026년 해외 판매 목표는 130만 대다. F1 참가 비용이 수십억 유로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와도, 자금 여력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장벽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규 팀 승인에는 기존 10개 팀의 동의가 필요하다. 비야디 간판을 내걸고 F1 무대에 서는 것이 중국 시장 확장에 얼마나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지도 검증이 필요하다. F1이 탄소중립 연료 기반 하이브리드 체계를 고수하는 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이 F1 기술 경쟁에서 얼마나 선명하게 부각될 수 있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비야디는 WEC와 르망 참가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모터스포츠 진출은 이미 복수의 경로로 진행 중이다. 지리 산하 링크앤코(Lynk & Co)는 내구레이스에 이미 발을 들였다. 비야디의 F1행은 그 흐름의 정점이다. 확정은 아직 아니지만,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로 무게 추가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