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파격 선언 “LFP 안 쓸 수도 있다”…차세대 배터리 승부수

GM의 파격 선언 “LFP 안 쓸 수도 있다”…차세대 배터리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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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는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GM)가 정반대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LFP 대신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를 핵심 기술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GM이 성공적으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배터리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M 배터리 개발 총괄 커트 켈티는 최근 인터뷰에서 “LFP가 GM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GM의 주력 전기차에는 LMR 배터리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회사의 주력 배터리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LFP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LFP는 니켈과 코발트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제조 비용이 낮고 충전 습관에 따른 배터리 열화가 적다. 안전성과 내구성도 우수해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배터리로 자리 잡았다. 테슬라와 BYD를 비롯해 포드, 현대차, 기아 등 글로벌 제조사들도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LFP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LFP에는 분명한 약점이 있다. 같은 무게 기준으로 에너지 밀도가 NMC 배터리보다 낮아 주행거리 확보에 불리하다.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용량을 늘려야 하고, 이는 차량 중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GM이 주목하는 LMR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차세대 배터리다. LMR은 니켈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 사용량을 늘린 구조를 채택한다. 원가를 낮추면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GM은 이미 10년 이상 LMR 기술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 상용화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LMR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개발 계획에 따르면 차세대 LMR 각형 배터리는 LFP와 비슷한 제조 원가를 유지하면서 에너지 밀도는 약 33%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같은 크기의 배터리 팩으로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서의 성능도 LFP보다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기차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주행거리와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경쟁력이 생기는 셈이다.

실제로 GM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전략에서도 LMR의 가능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현재 대부분의 GM 전기차는 NMC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고급 모델에서는 여전히 NMC가 주력으로 활용되지만, 향후 대량 판매 모델은 LMR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LFP는 예상보다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

다만 GM이 LFP를 즉시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신형 쉐보레 볼트 EV는 예정대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이 모델은 2027년까지 생산될 계획이며 이후 후속 모델에서 새로운 배터리 전략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GM이 에너지 저장장치(ESS)용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에도 적극 투자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배터리 기술 하나로 모든 분야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용도별 최적화를 추진하는 조치다. 전기차에는 LMR, 프리미엄 차량에는 NMC, 에너지 저장장치에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LMR은 아직 대규모 양산 경험이 부족하다. 배터리 수명과 출력 안정성, 장기 내구성 등 여러 기술적 검증이 남아 있다. 업계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부터 미국 내 생산시설에서 LMR 각형 배터리를 양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GM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현재 LFP가 주도하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이 등장할 수 있다. 전기차 업계는 지금까지 ‘NMC냐 LFP냐’의 경쟁 구도로 움직여 왔다. 하지만 GM이 추진하는 LMR이 약속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실제로 입증한다면 앞으로의 경쟁 구도는 ‘NMC·LFP·LMR’의 3파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격 인하와 주행거리 확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 LMR은 차세대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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