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첫 전기 X5 등장…10분 충전에 273km 달린다
BMW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X5인 iX5를 공개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BMW는 전동화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iX5는 그 중심에 선 모델이다. 특히 700km에 육박하는 주행거리와 460kW급 초급속 충전 성능을 앞세워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iX5는 5세대 X5 라인업의 핵심 모델이다. 신형 X5는 가솔린,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까지 총 5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BMW가 하나의 모델군에 이처럼 다양한 동력계를 투입한 것은 글로벌 시장별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iX5는 BMW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순수 전기차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차량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생산되며, 배터리 역시 인근 우드러프 공장에서 조립된다. 최근 미국의 수입차 관세 강화 움직임 속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려는 BMW의 전략적 모델로 평가받는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배터리와 충전 기술이다.
iX5에는 BMW의 차세대 Gen6 배터리 기술이 적용됐다. 800V 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기존 iX3에 적용된 95mm 원통형 셀보다 더 큰 120mm 원통형 셀을 사용한다. BMW는 이를 통해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약 30% 늘렸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셀을 모듈 없이 직접 패키징하는 셀-투-팩(Cell-to-Pack) 구조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BMW 역사상 가장 큰 배터리팩이 탑재됐으며, 사용 가능 용량은 144kWh에 달한다.
이 배터리를 바탕으로 제조사 기준 최대 435마일(약 7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BMW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전기 세단 i3와 iX3의 예상 주행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충전 성능은 더욱 인상적이다.
최대 충전 출력은 460kW에 달한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2분이 소요되며, 단 10분 충전만으로 약 170마일(약 273km)을 주행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 SUV 가운데서도 최상위권 수준이다. 루시드(Lucid) 그래비티와 포르쉐(Porsche) 카이엔 일렉트릭이 약 400kW급 충전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높은 수치다.
성능 역시 플래그십 SUV다운 수준이다.
iX5 xDrive60에는 BMW가 새롭게 개발한 전기여자식 동기모터(EESM)가 후륜에 탑재된다. 일반적인 영구자석 모터와 달리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높은 효율과 안정적인 출력 특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전륜에는 유도모터를 적용했다. 필요하지 않을 때는 구동을 차단해 효율을 높이고, 가속이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즉시 사륜구동을 구현한다.
시스템 총출력은 570마력, 최대토크는 80.9kgf·m 수준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4초다.
주행 기술도 대폭 진화했다.
BMW는 iX5에 차세대 차량 제어 시스템인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를 탑재했다. 기존 제어장치보다 최대 10배 빠른 연산 성능을 바탕으로 가속, 제동, 회생제동, 구동력 배분 등을 통합 제어한다.
이를 통해 코너링 정확성을 높이고, 회생제동 과정에서도 탑승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자연스러운 감속 감각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실내는 BMW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인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를 반영했다.
가장 큰 특징은 전면 유리 하단 전체에 정보를 투영하는 파노라믹 비전 디스플레이다.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보다 넓은 영역에 정보를 표시해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한다.
여기에 17.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전용 스크린이 적용되며,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반의 신형 OS X를 사용한다.
인공지능 기능도 강화됐다.
차량에는 아마존(Amazon)의 Alexa+ 기반 생성형 AI 비서가 탑재된다. 운전자의 습관을 학습해 반복적인 기능을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여름철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맞춤형 루틴을 설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자동 개폐 도어, 소프트 클로징 기능,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 차체 롤을 억제하는 48V 액티브 서스펜션 등 최신 고급 사양이 대거 탑재된다.
iX5 xDrive60의 미국 판매 가격은 목적지 수수료를 포함해 8만1250달러부터 시작한다. 이는 가솔린 X5보다 약 1만 달러 높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5 xDrive50e보다 약 2500달러 비싼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iX5가 향후 리비안(Rivian) R1S,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EQE SUV, 차세대 카이엔 일렉트릭 등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향후 더 작은 배터리를 탑재한 보급형 모델과 수소연료전지 버전도 추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