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18% 늘렸다... 배터리 갈아끼운 롤스로이스 스펙터 신형 공개

주행거리 18% 늘렸다... 배터리 갈아끼운 롤스로이스 스펙터 신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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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모터카(Rolls-Royce)가 현지 시각으로 지난 2일,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슈퍼 쿠페인 스펙터의 진화형 모델 '스펙터 시리즈 II'와 고성능 버전인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를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신형 모델은 2022년 첫 출시 이후 거둔 성공을 발판 삼아, 배터리 효율성과 주행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고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맞춤 제작(비스포크) 옵션을 한층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 흐름 속에서도, 초고가 럭셔리 세그먼트의 전동화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와 구동계의 진화다. 롤스로이스는 배터리 셀 기술을 새롭게 재설계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에 따라 신형 스펙터 시리즈 II는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기존 모델 대비 최대 18% 향상한 628km(WLTP 기준)까지 확보했다. 초고가 럭셔리 전기차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주행거리 문제를 기술력으로 전면 돌파한 셈이다. 동시에 충전 시간도 기존보다 최대 14% 단축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구동계 역시 응답성과 제어 성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했다. 특히 고성능 라인업인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는 강력한 주행을 지원하는 '인피니티 모드'에서 최고출력 500kW(약 670마력)를 뿜어내며, '스피리티드 모드'에서는 최대토크 1,100Nm(약 112.2kg·m)라는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롤스로이스 양산차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수치다. 공차중량이 3톤에 육박하는 거구를 단 3초대에 시속 100km까지 밀어붙이는 압도적인 가속력을 자랑하면서도, 브랜드 특유의 고요한 주행 감각(에포트리스)은 완벽하게 유지했다.


디자인은 기존의 상징적인 패스트백 실루엣과 매끄러운 차체 표면, 분할형 헤드램프 등 시장에서 호평받은 정체성을 그대로 계승했다. 대신 차체의 조형미를 돋보이게 하는 신규 외장 색상인 '에테리얼 블루'를 추가해 신선함을 더했다. 새롭게 장착하는 23인치 단조 알로이 휠은 다면적인 멀티 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해 각도에 따라 빛을 섬세하게 반사한다. 이 휠은 정밀 단조 공정을 거친 후 한 개당 최대 6시간 동안 장인의 정밀한 수작업 마감을 거쳐 완성한다.


실내는 초호화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은 혁신적인 비스포크 소재들로 가득 채웠다. 대표적인 신규 옵션인 '듀얼리티 트윌'은 대나무에서 추출한 레이온 소재의 최고급 직물이다. 이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무려 260만 개의 스티치와 약 16km(10마일)에 달하는 실을 사용하며, 제작에만 최대 25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달빛 아래 구름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은 '플레이스드 퍼포레이션' 가죽 시트도 새롭게 도입했다. 총 7만 8,138개의 정밀한 천공 패턴을 뚫어 밤하늘의 별빛이 실내에 스며드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시보드에는 롤스로이스 굿우드 본사 인근의 안개에서 영감을 받은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를 적용해 8,108개의 픽셀 조명이 물결처럼 흐른다. 고광택 '브린들드 월넛' 베니어는 월넛 목재와 유칼립투스 섬유를 결합해 독특한 타이거 스트라이프 패턴을 구현했다. 항공 계기판 스타일의 신규 시계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한 환희의 여신상 조각과 함께 전용 캐비닛에 탑재해 시각적 깊이감을 더했다.


브랜드의 고유한 자아를 대담하게 표현한 블랙 배지 모델에는 최초로 '아이스드 블랙 외장 디테일' 옵션을 마련했다. 그릴 테두리, 환희의 여신상, 도어 핸들 등 외부의 주요 광택 장식을 무광 새틴 질감의 블랙으로 변경해 한층 강렬하고 세련된 존재감을 완성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형 스펙터가 글로벌 슈퍼리치들의 세컨드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롤스로이스 자체 조사 결과, 스펙터 오너들은 평균 7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두 번째 차량으로 스펙터를 선택해 연간 약 6,400km(4,000마일)를 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데일리카와 주말용 럭셔리카의 경계를 허무는 모델로 안착했다는 뜻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한국이 글로벌 롤스로이스 시장에서 핵심 거점으로 성장한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계약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도를 시작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국내에 도입된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 이후 초고가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개인 소유 중심 및 전기차로 다변화되는 가운데, 이번 스펙터 시리즈 II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출시 가격은 기존 스펙터(기본형 4억 4,000만 원, 블랙 배지 5억 5,000만 원부터) 대비 사양 강화를 고려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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