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8 품은 5.2m 럭셔리 GT…BMW 비전 알피나 등장
BMW 그룹이 알피나(ALPINA)를 독립 초고급 브랜드로 본격 육성한다. BMW와 롤스로이스 사이에 존재하던 가격·브랜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상징하는 첫 번째 방향성 모델로 ‘비전 BMW 알피나(Vision BMW ALPINA)’가 공개됐다.
BMW 그룹은 이탈리아 체르노비오에서 열린 ‘2026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에서 비전 알피나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단순 콘셉트카가 아니라 향후 알피나 브랜드 디자인과 철학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비전 알피나는 전장 5200㎜에 달하는 대형 4인승 GT 형태를 갖췄다. 긴 보닛과 낮은 루프라인, 넓은 차체 비율을 통해 전통적인 그랜드 투어러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면부에서는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냈다. 기존처럼 독립된 그릴 형태가 아니라 차체와 통합된 3차원 조형물 구조를 사용했다. 여기에 1970년대 알피나 B7 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샤크 노즈’ 디자인을 더해 강한 존재감을 강조했다.
차체 측면에는 6도 각도로 뻗는 캐릭터 라인을 적용했다. 정차 상태에서도 앞으로 달려 나가는 듯한 긴장감을 연출하려는 의도다. 알피나 전통 요소인 데코라인 역시 투명 코팅 아래 정교하게 마감해 미래적인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조명 기술도 세밀하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 내부에는 크리스털 느낌의 조명 구조를 적용해 빛이 서서히 드러나는 연출을 구현했다. BMW 특유의 공격적 디자인보다 한층 절제되고 우아한 분위기에 가깝다.
후면에는 알피나 전통인 타원형 쿼드 배기구를 유지했다. 휠은 시그니처 20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전륜 22인치, 후륜 23인치 구성이다. 초대형 디시 스타일 휠을 통해 마이바흐급 존재감을 노렸다.
실내는 ‘움직이는 럭셔리 라운지’에 가까운 분위기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도 외관과 연결되는 6도 경사 테마를 반영했다. 상단은 어두운 색상, 하단은 밝은 톤으로 분리해 공간감을 강조했다.
소재 사용도 차별화했다. 알프스 지역 공급망에서 조달한 풀그레인 가죽을 사용했고 알피나 전통 색상인 블루와 그린 스티치를 더했다. 과도하게 화려하기보다는 절제된 고급감에 집중한 구성이다.
금속 부품은 고급 시계 제작 방식인 베벨링(Bevelling) 공법으로 마감했다. 주요 컨트롤러에는 투명 크리스털 소재를 적용해 촉각과 시각적 만족감을 동시에 노렸다.
2열 센터콘솔에는 전동 메커니즘 기반 크리스털 글라스 보관함도 들어간다. 버튼을 누르면 전용 크리스털 잔과 유리 물병이 자동으로 등장하는 방식이다. 초고급 브랜드들이 강조하는 ‘경험 중심 럭셔리’를 의식한 구성으로 해석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BMW 최신 파노라믹 iDrive 기반이다. 다만 알피나 전용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별도로 적용했다. 주행 모드에 따라 블루·그린 계열 조명이 바뀌며 알프스 풍경 그래픽도 함께 연출된다.
주행 철학 역시 일반 BMW와 다르다. 알피나는 창립자 부르카르트 보벤지펜의 “운전자가 편안할수록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철학을 유지했다. 이를 반영해 ‘컴포트 플러스(Comfort+)’ 중심 세팅을 강조했다.
파워트레인은 V8 엔진 기반이다. 저회전에서는 묵직한 토크와 베이스 사운드를, 고회전에서는 웅장한 배기음을 구현하도록 세팅했다. 최근 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알피나는 내연기관 GT 감성을 유지하려는 방향성을 보여준 셈이다.
BMW 그룹이 알피나를 독립 브랜드로 육성하는 배경에는 초고액 자산가 시장 확대가 있다. 현재 BMW 최상위 모델과 롤스로이스 엔트리 모델 사이에는 약 20만 달러 수준 가격 공백이 존재한다. BMW는 알피나를 통해 이 영역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BMW 그룹은 2022년 알피나 상표권을 인수하며 브랜드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향후 알피나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벤틀리, 고급 GT 시장까지 직접 경쟁하는 브랜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첫 양산형 BMW 알피나 모델은 7시리즈 기반 플래그십 세단 형태로 개발 중이며 내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 공개가 유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