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10년 만의 반전…프리랜더, ‘독립 브랜드’로 돌아왔다

단종 10년 만의 반전…프리랜더, ‘독립 브랜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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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랜드로버가 ‘프리랜더(Freelander)’를 중국에서 다시 꺼내 들었다. 단순한 부활이 아니다. 체리자동차와 손잡고 아예 독립 전동화 브랜드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에 공개된 ‘콘셉트 97(Concept97)’은 그 출발점이다. 이름은 1997년 첫 등장한 프리랜더에서 따왔다. 하지만 더 이상 랜드로버 라인업의 일부가 아니다. 배지조차 달지 않았다. 대신 전동화 오프로더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앞세웠다.


디자인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초기 프리랜더의 실루엣에 랜드로버 특유의 요소를 겹쳐놓았다. 최근 랜드로버 디펜더를 연상시키는 직선적인 비율과 각진 면 처리도 눈에 띈다. 영국과 중국 디자인팀이 함께 손을 봤다.


세부를 들여다보면 더 노골적이다. 각진 D필러는 3도어 프리랜더를 그대로 떠올리게 하고, 픽셀형 LED와 헤드램프 아래 블랙 트림은 2003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흔적을 가져왔다. 과거를 재해석해 현재 감각으로 묶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두 가지 콘셉트 컬러도 방향성을 드러낸다. 글레이셔 블루와 사우전드 마운틴 그린을 입히고, 보닛과 그릴, 스키드 플레이트에 알루미늄 장식을 둘렀다. 다만 ‘수어사이드 도어’와 과장된 휠은 양산 단계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콘셉트카의 성격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실내는 더 과감하다. 3열 6인승 구조에, 소파처럼 펼친 3열 시트가 들어간다. 전면 유리 하단을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중심을 잡는다. 물리 버튼과 다이얼을 남겨 조작성을 살린 점도 눈에 띈다. 2열에는 별도 스크린을 달고, 콘솔도 독립적으로 구성했다.


기술 구성도 중국 시장 색채가 짙다. 퀄컴 스냅드래곤 8397 칩을 얹고, 화웨이의 ADS 4.1 자율주행 시스템과 896라인 라이다를 조합했다. 전통적인 오프로더 이미지 위에 최신 전자 아키텍처를 덧씌운 구조다.


생산은 창슈 공장에서 이뤄진다. 기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생산 라인을 사실상 대체한다. 미국 시장은 관세 장벽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다. 대신 캐나다 등 일부 시장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향후 계획도 공격적이다. 5년 안에 6종 모델을 쏟아낸다. 플랫폼은 체리 기반을 활용하고, 주행계는 레인지 익스텐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까지 모두 가져간다. 첫 양산차는 콘셉트 97과 비슷한 3열 6인승 SUV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본질은 ‘이름의 재활용’이 아니다. 프리랜더라는 유산을 빌려 완전히 다른 시장을 겨냥한 재출발이다. 랜드로버와 닮았지만, 같은 길을 걷지는 않는다. 이 낯선 조합이 전동화 SUV 시장에서 통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진짜 평가는 양산차가 도로에 올라온 뒤에야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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