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105조 원 투자로 5년 반전 선언…신차 60종 쏟아낸다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5년 단위 대형 구조 개편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5월 21일 미국 오번힐스(Auburn Hills)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에서 공개된 'FaSTLAne 2030' 전략이다.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 최고경영자 취임 이후 내놓은 첫 종합 전략으로, 2030년까지 총 600억 유로(약 105조 원)를 쏟아붓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텔란티스는 수익성 급락과 재고 적체로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전임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CEO가 지난해 말 사임했고, 필로사 체제 출범 이후 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번 발표가 나왔다.
600억 유로, 북미에 60% 집중
총 투자액 가운데 360억 유로(약 63조 원)는 14개 브랜드 제품 라인업 강화에 쓰이고, 240억 유로(약 42조 원)는 플랫폼·파워트레인·신기술 개발에 투입된다. 지역별로는 북미에 전체의 약 60%인 360억 유로가 집중된다. 2030년까지 신차 60종 출시와 50종 이상의 주요 상품성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2028년까지 연간 60억 유로(약 10조5000억 원)의 비용 절감도 목표로 내걸었다. 수익 전망도 제시했다. 2025년 1540억 유로(약 270조 원)였던 매출을 2030년까지 1900억 유로(약 333조 원)로 23% 늘리고, 조정 영업이익률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매출 25% 성장과 조정 영업이익률 8~10%를 목표로 한다.
기술 플랫폼도 재편한다. 기존 5개 플랫폼을 2027년 출시 예정인 STLA 원(STLA One)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해 부품 공용화율 70%, 비용 효율 20% 향상을 노린다. 203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50%를 세 개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소화한다는 목표다.
브랜드 구조도 정리됐다. 14개 브랜드는 유지하지만, 지프(Jeep)·램(Ram)·푸조(Peugeot)·피아트(Fiat) 네 개를 '글로벌 브랜드'로 격상해 신규 투자의 70%를 이 네 브랜드에 집중한다. DS와 란치아(Lancia)는 각각 시트로엥(Citroën)과 피아트에 통합돼 독립 운영을 사실상 종료한다. 유럽 생산 능력은 80만 대 줄이되 공장 폐쇄는 없다는 방침이다.
크라이슬러, 사실상 소멸 위기에서 반등 시동
북미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크라이슬러(Chrysler)의 부활이다. 현재 퍼시피카(Pacifica) 미니밴 한 차종만 남은 크라이슬러에 2030년까지 신규 SUV 세 종이 추가된다. 4만 달러 이하 중형 SUV 에어플로(Airflow), 3만 달러 이하 소형 SUV 애로(Arrow)와 애로 크로스(Arrow Cross)가 그 주인공이다. 퍼시피카에는 오프로드 특화 버전 그리즐리 픽(Grizzly Peak) 파생 모델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닷지, 퍼포먼스 DNA 이어간다
닷지(Dodge)는 호넷(Hornet) 단종 이후 공백을 채울 GLH를 준비 중이다. GLH는 '고즈 라이크 헬(Goes Like Hell)'의 약자로, 닷지의 퍼포먼스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이름이다. 4만 달러 이하 진입형 퍼포먼스 SUV로 기획됐다. 3열 SUV 듀랑고(Durango)는 단종 없이 실질적인 상품성 개선을 거쳐 라인업에 남는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모델은 SRT 코퍼헤드(SRT Copperhead)다. 이미 개발 중인 SRT 차저(Charger) 위에 위치할 닷지의 새 플래그십 스포츠카로 거론되고 있다. 닷지의 진정한 바이퍼(Viper)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램, 소형부터 대형 SUV까지 전방위 확장
램은 가장 많은 신모델을 예고했다. 남미에서 판매 중인 소형 픽업 램페이지(Rampage)가 2028년을 전후해 미국 시장에 등장한다. 포드(Ford) 매버릭(Maverick)과 현대 산타크루즈(Santa Cruz)를 겨냥한 3만 달러 이하 모델이다. 오래 소문만 무성했던 다코타(Dakota) 중형 픽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4만 달러 이하로 토요타(Toyota) 타코마(Tacoma)·포드 레인저(Ranger)와 직접 맞붙는 포지셔닝이다. 여기에 램이 처음 선보이는 3열 SUV 램차저(Ramcharger)도 개발 중이다. 프레임 기반 구조에 V8 엔진 옵션을 얹어 듀랑고의 형제 모델로 낼 계획이다.
필로사 CEO는 "이번 계획은 수개월에 걸친 치밀한 작업의 결과물로, 장기적이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당일 스텔란티스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60종의 신차 공세와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시장은 단기 수익 개선에 대한 확신을 아직 갖지 못한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