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페달까지 달린 현대의 '가짜 수동변속기' 특허, 전기차에 6단 수동변속기 느낌 준다

클러치 페달까지 달린 현대의 '가짜 수동변속기' 특허, 전기차에 6단 수동변속기 느낌 준다

튜9 0 3 0

 


 

가짜 흡기구에 인공 배기음, 배기구 모형에 시뮬레이션 변속까지. 전기차에 '운전하는 맛'을 불어넣으려는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 선두에 현대자동차(Hyundai)가 있다. 그리고 다음 카드는 이미 준비돼 있다. 가짜 수동변속기다.


현대가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한 특허(US-12624755-B1)가 최근 공개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전자식 변속 조작 장치'라는 이름의 이 기술은, 실제 변속기와 기계적 연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수동 또는 자동변속기의 조작감을 그대로 구현한다. 아이오닉 5 N(Ioniq 5 N)으로 시작한 변속 시뮬레이션 실험의 다음 단계다.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정교하다. 변속 레버에는 총 7개의 게이트가 마련돼 있다. 6단 수동변속기 특유의 H자 패턴에 후진 위치를 더한 배치다. 레버 내부에는 스프링과 센서, 자석이 들어가 실제 변속 레버를 조작할 때의 저항감과 절도감을 재현한다. 기계식 연결은 없지만, 손끝으로 느끼는 감각은 진짜와 쉽게 구별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클러치 페달이 존재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클러치를 밟으면 수동 모드가 활성화되고, H 패턴에 따라 직접 레버를 조작할 수 있다. 레버가 게이트 사이에 걸쳐 있으면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중립을 인식한다. 자동 모드에서는 주행·후진·중립 조작에만 기능이 한정되고, 원한다면 레버를 앞뒤로 밀어 시프트업·다운하는 순차 변속 방식도 쓸 수 있다.


이 특허의 또 다른 특징은 특정 파워트레인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허 문서 어디에도 전기차나 내연기관이라는 명시가 없다.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기존 자동변속기 탑재 차량에도 얹을 수 있는 범용 구조다.


현대가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 건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다. 아이오닉 5 N에 탑재된 'N e-시프트'는 8단 습식 듀얼클러치를 시뮬레이션해 전기차에서 보기 드문 변속 감성을 구현했다. 토크 조절, 엔진 브레이크 시뮬레이션, 인공 배기음까지 더한 이 시스템은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의 주행 감성을 흉내 낼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이후 포르쉐(Porsche)와 혼다(Honda)도 유사 기술 개발에 나섰다.


물론 현대만 이 시장을 노리는 건 아니다. 쾨닉세그(Koenigsegg)는 이미 라이트스피드 트랜스미션과 인게이지 시프트 시스템을 통해 9단 자동과 6단 수동을 하나의 변속기 안에 통합했다. 포르쉐도 수동·자동 겸용 변속 레버 관련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방식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다. 운전자가 손과 발로 직접 개입하는 즐거움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소프트웨어가 기계의 촉감을 대신하는 시대다. 결과물이 진짜와 구분되지 않는다면, 진짜인지 아닌지 따지는 게 의미 있을까. 아이오닉 5 N의 N e-시프트를 처음 접한 운전자들이 반신반의하다 금세 받아들인 것처럼, 가짜 변속 레버도 충분히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특허 출원이 곧 양산을 뜻하진 않는다. 서랍 속에서 잠자는 특허도 숱하다. 하지만 현대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 아이디어가 실제 차 안에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0 Comments     0.0 / 0
제목
Category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