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정저우에 전기차 R&D센터 가동…”신차 개발 24개월로 단축”

폭스콘, 정저우에 전기차 R&D센터 가동…”신차 개발 24개월로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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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업체 폭스콘(Foxconn)이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전기차 전용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속에서 전기차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폭스콘이 ‘전기차판 TSMC’를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허난성 정부 발표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날 정저우 항공항구경제종합실험구 내에 약 10억위안(약 1900억원) 규모의 신에너지차 R&D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이 시설은 차세대 전기차 제품 기획, 플랫폼 개발, 전기·전자 아키텍처, 지능형 주행기술 등 핵심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폭스콘 허난 자회사의 리광야오(李光耀) 총경리는 개소식에서 “위탁 설계·제조 서비스(CDMS) 모델을 기반으로 디지털 R&D와 스마트 팩토리, 공급망 간 효율적 연계를 통해 신차 개발 주기를 24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완성차 업체의 신차 개발에 36~48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목표다.

이번에 문을 연 R&D센터는 지난해 7월 착공한 시설로 추정된다. 당시 폭스콘은 이 시설을 ‘전기차 시범 제조 센터’로 소개하면서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에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아이폰을 대신 만들어주듯 전기차도 대신 만들어주겠다는 구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입지 선정이다. 이 센터는 폭스콘이 세계 최대 규모의 아이폰 공장을 운영 중인 이른바 ‘아이폰 시티’ 바로 인근에 자리 잡았다. 마켓스크리너에 따르면 BYD의 정저우 공장과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향후 전기차 공급망 클러스터로서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폭스콘은 R&D센터 가동에 그치지 않고 정저우에 신사업 부문 글로벌 본부도 건설 중이다. 지난달 류양웨이(劉揚偉) 회장과 왕카이(王凱) 허난성 성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마친 이 시설은 약 7만㎡ 부지에 들어선다. 전기차·디지털 헬스케어·로봇 등 3대 신사업과 AI·차세대 통신·반도체 등 3대 핵심 기술을 아우르는 이른바 ‘3+3 전략’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및 제조 사업도 이곳에서 추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폭스콘의 이 같은 행보를 스마트폰 산업에서 입증한 위탁생산 모델을 전기차 분야로 확장하려는 본격적인 시도로 읽고 있다. 폭스콘은 이미 대만 위룽자동차와 합작한 ‘폭스트론(Foxtron)’ 브랜드를 통해 모델 C SUV, 모델 E 세단, 모델 B 해치백, 모델 T 버스, 모델 V 픽업트럭 등 다수의 전기차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해왔다. 이들 콘셉트카는 잠재 고객사를 위한 일종의 ‘레퍼런스 디자인’ 역할을 한다.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다임러트럭 산하 미쓰비시후소(Fuso)와는 전기 버스 개발·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독일 부품 대기업 ZF와는 2024년부터 ‘ZF 폭스콘 섀시 모듈’ 합작사를 운영하며 최근 헝가리에 전기 구동축 공장까지 새로 열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손잡고 중동·북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브랜드 ‘씨어(Ceer)’를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위탁생산 시장 규모는 2025년 360억달러에서 2030년 1440억달러로 네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폭스콘 스스로도 “EV 업계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되겠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5%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전기차에는 스마트폰과 달리 1만~1만5000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가고, 안전 인증과 품질 관리의 문턱도 전자제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폭스트론이 자체 브랜드로 내놓은 차량이 아직 중화권 밖에서 뚜렷한 상업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위탁생산 수요가 당초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폭스콘이 14개 잠재 고객사와 전기차 제조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아이폰 조립으로 연매출 200조원에 달하는 제조 제국을 일군 폭스콘이 전기차 시장에서도 같은 마법을 재현할 수 있을지, 정저우 R&D센터의 가동이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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