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 꽂을 필요 없다…테슬라 사이버캡 무선충전, 미 FCC 공식 허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테슬라의 사이버캡(Cybercab) 무선충전 시스템에 핵심 전파 기술 사용을 공식 허가했다. FC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결정문을 공개하고, 테슬라가 무선충전 위치 정렬 시스템에 초광대역(UWB·Ultra-Wideband) 라디오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적용을 면제하는 웨이버(waiver)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테슬라가 추진 중인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생태계 구축에 있어 결정적인 규제 장벽 하나를 제거한 것으로 평가된다. 운전대도, 페달도, 충전 플러그조차 없는 차량을 현실화하려면 자동화된 무선충전 인프라가 필수인데, FCC가 바로 그 핵심 고리를 허가한 것이다.
기존 규정과 충돌…테슬라가 웨이버를 신청한 이유
FCC 규정 제15.519(a)조는 UWB 기기를 반드시 휴대형(handheld)으로 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5.519(a)(2)조는 건물 외벽이나 전봇대 등 옥외 고정 인프라에 안테나를 부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테슬라의 무선충전 패드는 주차 바닥면에 매립해 옥외에서 상시 운용하는 고정형 설비인 만큼 두 조항 모두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테슬라는 FCC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자사 시스템이 기존 규제가 우려하는 대규모 광역 통신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라고 설명했다. 차량과 패드 사이의 일대일 초근거리 통신이며, 신호 세기는 극히 낮고 작동 시간도 150밀리초(0.15초) 이내로 제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FCC는 이 논리를 받아들여 “충분한 이유가 있다(good cause)”고 판단, 웨이버를 승인했다.
블루투스로 찾고, UWB로 맞추고, 그다음 충전
테슬라의 무선충전 위치 정렬 시스템은 2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차량이 충전 패드에 접근하면 블루투스 저에너지(BLE) 신호로 패드의 위치를 파악하고 초기 데이터를 교환한다. 이후 차량이 패드 바로 위에 근접했을 때 비로소 UWB가 짧게 켜지며, 정밀 위치를 잡아 충전 코일 간 정렬을 완성한다. 차량이 최적 위치에 정차하면 UWB는 즉시 꺼지고 무선 전력 전송이 시작된다.
UWB 신호는 7.7~8.3GHz 대역을 사용하며, 차체가 신호를 위에서 차단하는 구조 덕분에 주변 기기와의 간섭 우려도 사실상 없다. FCC는 이 시스템이 위성·군용 통신 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항시 운용형 광대역 시스템과는 전혀 다르다고 최종 판단했다.
FCC는 웨이버를 부여하면서도 몇 가지 운용 조건을 명시했다. UWB는 반드시 블루투스 연결이 선행된 이후에만 활성화되어야 하고, 위치 정렬 완료 즉시 자동 종료되어야 한다. 또한 군 주요 시설이나 전파천문대 인근에 상업용으로 설치할 경우 별도 신고 의무도 부과했다.
로보택시 생태계의 퍼즐 맞추기
이번 FCC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타이밍에도 있다.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사이버캡 1호 양산 차량을 출고했으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3만 달러(약 4300만 원)의 소비자 출시 가격을 재확인하고 4월 본격 생산 증대를 예고한 바 있다. 무선충전 규제 허가와 생산 개시가 맞물리면서 사이버캡 상용화 로드맵이 한층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 해결할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 포착되는 사이버캡 시제품들은 후방 범퍼 코너에 위치한 소형 도어 안에 NACS 충전 포트를 탑재하고 있으며, 실제 슈퍼차저로 충전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완전한 무선 전용 시스템은 추가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CC 웨이버가 단순히 테슬라 한 기업의 규제 통과를 넘어, 자율주행 전기차 시대에 맞는 충전 인프라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24시간 운행이 요구되는 로보택시 함대에서 운전자가 플러그를 꽂는 행위 자체를 없애는 것은 수익성과 직결된 문제다. 주차장 바닥에 매립된 충전 패드 위로 차가 스스로 올라서고, 정렬하고, 충전을 마친 뒤 다음 승객을 향해 출발하는 풍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