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비싸서 못 샀다면? 3,800만 원대 픽업 나온다

전기차 비싸서 못 샀다면? 3,800만 원대 픽업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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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Slate)가 초저가 전기 픽업트럭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가격은 2만4,950달러부터다. 현재 환율(1달러=1,546.70원) 기준으로 약 3,860만 원 수준이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 픽업트럭 대부분이 5만 달러 이상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이다. 특히 미국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를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2만 달러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어 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슬레이트는 첫 번째 양산 모델의 고객 인도를 2026년 4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픽업 샀는데 SUV로 바뀐다

슬레이트가 내세우는 가장 큰 차별점은 독특한 차체 구조다.

기본형은 2인승 전기 픽업트럭으로 판매되지만, 구매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로 차량을 바꿀 수 있다. 소비자는 별도 키트를 이용해 SUV 형태의 스퀘어백(Squareback) 또는 패스트백(Fastback) 모델로 전환할 수 있다.

SUV 버전의 시작 가격은 2만9,950달러로, 환율 기준 약 4,630만 원 수준이다.

보통 자동차는 출고 시 차종이 결정되지만, 슬레이트는 차량 사용 목적이 달라지면 차체 형태도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픽업트럭과 SUV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셈이다.

주행거리 늘고 실용성 강화

당초 공개됐던 사양보다 성능도 개선됐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존 예상치보다 약 37% 증가한 205마일(약 330km)이다. 도심 위주 사용을 고려한 수치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최대 견인력은 2,000파운드(약 907kg), 적재중량은 1,550파운드(약 703kg)다.

배터리와 전기 구동계에는 10년 또는 11만 마일(약 17만7,000km) 보증이 제공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고성능 전기 픽업보다는 실용성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에 가깝다.

“터치스크린 대신 버튼”

실내 구성 역시 최근 자동차 업계 흐름과는 다소 다르다.

대부분의 신차가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설계되는 반면, 슬레이트는 물리 버튼과 다이얼을 적극 활용했다. 터치스크린 의존도를 줄이고 직관적인 조작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최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본 기능까지 화면 안으로 들어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로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비 방식도 독특하다.

슬레이트는 차량을 소유자가 직접 관리하고 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역 3,000개 이상의 정비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와 구독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슬레이트는 오히려 단순함과 유지비 절감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예약 18만 대…관건은 양산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슬레이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18만 명 이상이 예약금을 내고 사전계약에 참여했다.

회사는 미국 인디애나주 바르샤바에 약 4억 달러(약 6,190억 원)를 투자해 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업계는 실제 양산 능력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화려한 콘셉트와 대규모 예약 실적을 공개한 뒤 생산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리비안과 루시드가 초기 생산 확대 과정에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일부 스타트업은 결국 양산에 실패하기도 했다.

슬레이트 역시 아직 대규모 자동차 생산 경험이 없는 신생 업체인 만큼 진짜 승부는 2026년 고객 인도 시점부터 시작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800만 원대 가격, SUV로 전환 가능한 차체 구조, 물리 버튼 중심 실내, 직접 정비를 고려한 설계는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접근이다.

전기차가 점점 비싸지고 복잡해지는 흐름 속에서 슬레이트가 내세운 ‘단순하고 저렴한 전기차’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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